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링이 설득력 얻는 이유 세 가지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2000년대를 풍미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의 리마스터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26일 대답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26일엔 스타크래프트 20주년을 기념한 블리자드 행사 ‘I <3 StarCraft’가 진행된다. 행사에 앞서 마이크 모하임 CEO는 직접 기자간담회를 주재한다.

2015년 11월, 블리자드는 채용 사이트를 통해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디아블로2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모집 공고했다. 해당 게임을 최신 PC 운영체제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작업하는 게 공고의 주된 취지였다. 이후 무성한 소문만 나돌 뿐 리마스터링에 대한 발표는 전무했다.

▲배틀넷상 일시 품절, 리마스터링 시그널?

루머로 치부됐던 리마스터링 이슈는 다수의 정황상 근거로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블리자드는 배틀넷 ‘기존 게임’ 페이지에서 스타크래프트 앤솔로지(합본)를 ‘일시 품절’ 상태로 바꿨다. 이를 놓고 유저들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가 임박했다”며 기대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

리마스터가 성사될 경우 해상도 업그레이드를 골자로 배틀넷 서비스, 게임 서칭 등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도의 경우 HD 방송 송출에 적합한 품질 개선으로 e스포츠 대회에 최적화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유닛 12기를 한 부대로 지정하는 등의 클래식한 조작감은 그대로 유지될 방침이다.

‘일시 품절’은 지난 18일 배틀넷 업데이트 이후 현재(22일)까지 유지 중이다. 다수의 매체가 해당 이상 징후에 대해 다뤘음에도 수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단순 실수가 아님을 방증한다. 비슷한 선상에 있는 ‘워크래프트3’와 ‘디아블로2’는 구매가 가능한 상태다.

스타크래프트 앤솔로지는 오리지널과 브루드워를 엮은 패키지 상품이다. CD판은 품절됐지만 디지털 다운로드 버전은 지금껏 판매되고 있었다. 물리적 제약이 없는 디지털판이 ‘품절’로 표시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스타크래프트 성지는 한국” 주요 발표 때마다 출동한 '마사장'

26일 진행되는 ‘아이 러브 스타크래프트’ 행사에 마이크 모하임 CEO가 얼굴을 드러내는 것 또한 깜짝발표의 징후로 평가받고 있다. 모하임은 중요한 발표사항이 있을 때마다 직접 무대에 오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4월1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챔피언십이 열린 올림픽공원에서 그는 ‘인간 대 인공지능’의 제2막이 스타크래프트2가 될 거라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블리즈컨에서는 무대에 올라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업관계를 인정하고, 직접 구글 관계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 관련 발표가 주로 한국에서 이뤄졌던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2007년 스타크래프트2 제작발표 또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있었다. 이번 ‘아이 러브 스타크래프트’ 행사는 이례적으로 전 세계에 영어로 생중계된다.

▲브루드워로 후끈 달아오른 e스포츠 업계

리마스터링에 무게가 실리는 또 다른 이유는 근래 OGN, SPOTV 등 방송사들이 브루드워 대회를 적극 다루기 시작해기 때문이다.

앞서 스타1 대회는 아프리카TV의 ‘ASL’이 유일했다. 소규모 온라인 대회가 산발적으로 열리고 있었지만 정식 플랫폼을 갖춘 대회는 ASL뿐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링이 설득력 얻는 이유 세 가지

OGN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옥수수’와 함께 ‘스타 레전드 최강전’을 지난 19일부터 시작했다. 다음달 2일까지 매주 월, 금, 일 오후 11시에 송출되는 해당 방송에는 이윤열, 강민, 김택용, 홍진호 등 브루드워 프렌차이즈 스타들이 출전한다.

OGN측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는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든 명실상부한 레전드 게임으로, 이번 대회에는 총 15명의 선수가 각 종족의 명예를 걸고 출전한다”면서 해당 대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SPOTV GAMES 또한 브루드워를 품었다. 이들은 ‘SSL 시리즈’ 발표를 통해 폐지가 유력했던 스타2 대회뿐 아니라 브루드워 대회(SSL 클래식)도 재개한다고 밝혔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아프리카TV에 이어 OGN, SPOTV 등의 방송이 브루드워 콘텐츠를 다루는 것에 대해 “각 방송사가 자생적으로 한 일”이라고 전했다.

제2의 알파고 전쟁이 브루드워로 치러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브루드워는 이미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가 공개된 상태”라며 “(인공지능 대결은) 예정대로 스타크래프트2로 진행된다”고 선을 그었다.

dne@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