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중저가폰 대전 2년차…선택의 폭은 ‘프리미엄’

이통사 중저가폰 대전 2년차…선택의 폭은 ‘프리미엄’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꾸준히 매력적인 상품을 선보이며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루나’ 차기작부터 중국 화웨이 제품까지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등으로 지난해부터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가 본격적으로 늘면서 이통사들은 다양한 제품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 LG 등 기존 브랜드 외에도 중국산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상륙이 이뤄졌다.

지난해 중저가폰 흥행의 신호탄을 쏜 것은 SK텔레콤과 TG앤컴퍼니가 기획하고 중국 폭스콘에서 생산한 ‘루나’였다. 루나는 44만9000원이라는 가격에 애플 ‘아이폰’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충분한 사양 등으로 인기를 끌며 광고 모델의 이름을 딴 ‘설현폰’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당시 루나의 판매량은 하루 평균 2000대 이상으로 추산됐으며 출시 3개월여 만에 약 20만대가 팔려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시장에는 루나와 경쟁하는 다양한 중저가 스마트폰이 출시됐다.

SK텔레콤은 올해에도 총 5종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공세를 이어갔다. 1월부터 두 번째 설현폰으로 중국 TCL이 만든 ‘알카텔 원터치’를 ‘쏠(39만9300원)’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데 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 와이드(31만9000원)’, LG전자의 ‘X5(27만5000원)’ 등을 선보였다.

지난 10월에는 5.7인치 대화면의 ‘갤럭시 A8’과 ‘루나S’를 연달아 전용 단말기로 내놓으며 중저가 시장 방어에 힘을 실었다. 모두 프리미엄급을 넘보는 중가 제품이다.

지난해 40만대 가량 판매고를 올린 갤럭시 A8의 2016년형은 메탈 본체에 2.1GHz 쿼드코어+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3GB RAM, 3300mAh 배터리, 후면 16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실었다.

여기에 지문인식 기능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까지 더해 프리미엄 모델이 부럽지 않도록 구성했다. 출고가는 64만9000원이다.

TG앤컴퍼니의 차기작 루나S는 한층 높은 가격대 성능비를 갖췄다. 인기 있는 골드, 핑크, 블루 등 4가지 색상의 메탈 일체형 바디에 5.7인치 QHD 화면, 1.8GHz 옥타코어, 4GB RAM, 3020mAh 배터리, 후면 1600만 화소 카메라, 지문인식 기능까지 담고 56만8700원에 출시됐다. 

특히 루나S는 AF(오토포커스) 기능이 적용된 13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대용량 RAM이 인상적이다. 셀피 촬영과 다중 작업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에게 적합한 구성이다.

KT는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 J7(36만3000원)’, LG전자 ‘X 파워(25만3000원)’와 ‘와인 3G(14만3000원), 화웨이 'Be Y 폰(비와이폰·31만6800원)' 등 총 4종의 전용 단말기를 선보였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없는 가격대의 제품군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중 화웨이 비와이폰은 5.2인치 화면, 퀄컴 ‘스냅드래곤 617’ 프로세서, 3GB RAM, 후면 1300만 전면 800만 화소 카메라, 3000mAh 배터리 등을 탑재하고 30만원대에 불과한 가격으로 출시돼 눈길을 끈다. 16GB의 아쉬운 내장 메모리는 마이크로SD카드로 해소할 수 있다.

비와이폰은 올해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화웨이의 저가 라인업 첨병으로 볼 수 있다. 한국어 SNS 페이지, 버스 광고 등으로 브랜드 홍보에 나선 화웨이가 통신사 마케팅을 등에 업고 국내 시장 잠식에 나선 것이다.

화웨이 스마트폰을 본격 내세운 곳은 LG유플러스다. 올해 선보인 전용 스마트폰 4종 중 계열사인 LG전자의 ‘U(39만6000원)’와 ‘X스킨(23만1000원)’을 제외한 2개 모델이 모두 화웨이 제품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화웨이의 저가 스마트폰 ‘Y6’를 15만4000원에 출시해 16일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며 재미를 봤다. 올해도 화웨이 ‘H폰(24만2000원)’을 9월에 선보이고 이달 1일 프리미엄급 모델인 ‘P9’ 시리즈까지 출시해 연말 공세에 나섰다.

LG유플러스가 선보인 화웨이 P9과 P9 플러스는 지난해 4월 영국 런던에서 공개될 당시 독일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 렌즈를 적용한 듀얼 카메라를 탑재해 주목을 받았다. 프리미엄급 성능에 5.5인치(P9), 5.7인치(P9 플러스)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제품이다.

카메라 사양을 보면 후면1200만, 전면 800만 화소에 컬러·흑백의 2개 렌즈로 세부적인 표현과 아웃포커싱 등 입체감을 살린 표현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본 사양도 중저가 모델을 훌쩍 넘어선다. 2.5+1.5GHz 옥타코어의 ‘기린 955’ 64비트 ARM 기반 프로세서와 3~4GB RAM, 3000~3400mAh 배터리 등을 내장하고 있다. 출고가도 중저가와 프리미엄급 중간인 69만9600원으로 책정됐다.

이통3사 모두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급 성능을 추구하는 스마트폰을 단독으로 선보이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단통법의 영향 외에도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진 만큼,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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