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이슈체크] 감기약 비타민C 같이 먹으면 발암물질 유발?

[장기자의 이슈체크] 감기약 비타민C 같이 먹으면 발암물질 유발?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얼마 전, 감기약을 비타민 C와 함께 섭취하면, 1급 발암 물질이 생성된다는 방송 보도가 있었습니다. 평소 감기약을 자주 먹거나, 아이들에게 해당 감기약을 먹였던 부모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하지만 바로 식약처에서는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 보도를 냈고요. 아직까지도 그 진위여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장윤형 기자의 이슈체크 시간을 통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보통 감기에 걸리면 약과 함께 비타민 C를 챙겨먹는 경우가 많죠?

장윤형 기자  그렇습니다. 감기에 걸리면 비타민 C를 챙겨 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타민 C가 감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비타민 C 제재 광고를 봐도, 그 효능에 대해 피로 회복과 감기 예방을 주로 내세우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어떻게 문제가 된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기자  네. 많은 감기약에는 방부제 역할을 하는 벤조산나트륨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그냥 방부제일 뿐, 특별히 해가 되는 물질은 아니죠. 그런데 그 벤조산나트륨이 비타민 C와 결합하면 벤젠으로 변하게 되는데요. 알려진 것처럼, 벤젠은 혈액암과 급성 백혈병 등을 유발하는 1급 발암 물질입니다. 

아나운서 > 발암 물질 벤젠이요?

기자  벤젠은 무서운 발암 물질인데요. 얼마 전, 환경부가 시중에서 600여 개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스프레이 형 페인트와 금속 녹 방지 제품에서 벤젠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했었죠.

아나운서 > 그런데 그 벤젠으로 변할 수 있는 벤조산나트륨이라는 물질이 모든 감기약에 들어 있는 건가요?

기자 ▶ 벤조산나트륨이 시중에 판매되는 530가지 약품에서 사용된 게 확인됐다는 겁니다. 거기에는 어린이용 감기약도 상당수 포함돼 있고요. 

아나운서 > 시중에서 판매 중인 감기약 중 530여개에 벤조산나트륨이 사용됐다면, 감기약을 아예 먹지 않는 이상, 아무래도 피해 가기는 어려울 텐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감기약을 복용한다면, 비타민 C는 같이 먹거나, 또 바로 먹지 않아야 하고요. 적어도 30분 이상 지난 뒤 먹는 게 안전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2006년 벤조산나트륨을 사용한 비타민 음료에서 벤젠이 검출된 뒤, 사용을 금지하거나 줄여나가고 있기도 하거든요.

아나운서 > 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로, 아무래도 생활 속 화학 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죠. 또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기자 ▶ 아무래도 그렇죠. 그래서 미량이라도 벤젠이 합성될 가능성이 있다면, 감기약을 먹일 때 조심해야겠다는 반응이 많았고요.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감기약을 공유하는 부모들도 있었습니다.

아나운서 > 감기약과 비타민 C를 같이 먹으면 발암 물질이 생긴다. 그 내용은 이렇게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지만, 그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반응은 달랐다는 거죠?

기자  식품과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의 반응은 사뭇 달랐습니다. 두 가지가 위에 들어가는 순간 화학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미 그에 대한 연구가 끝났고, 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나운서 > 정부 기관에서 아무런 근거 없이 안전함을 주장하지는 않을 텐데요. 식약처에서 주장하는 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 일단 우리나라에서 허가된 의약품 중 보존제로 사용되는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 C가 함께 함유된 제품은 없고요. 또 일반적으로 액상 상태에서 벤조산나트륨이 비타민 C와 함께 함유된 경우, 두 물질이 반응하여 미량의 벤젠을 생성한다고 알려져 있지만요. 그러한 반응을 위해서는 일정 시간과 액상 중 존재하는 미네랄 등 촉매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 함께 함유되어 있지는 않더라도 각각 함께 복용할 수는 있잖아요. 그렇게 각각 복용할 경우는요?

기자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C를 동시에 각각 복용하는 경우라도, 위장에서 소화 흡수되어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 C가 장시간 반응할 수 없다는 것이죠. 결국 위 내에서 벤젠이 생성될 가능성은 매우 낮고, 또 국내, 외에서 보고된 바도 없다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 그럼 식약처의 주장은, 비타민 C와 감기약을 함께 먹어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죠?

기자 ▶ 그렇습니다. 국내 의약품 중 보존제로 사용되는 벤조산나트륨의 허용 기준은 내용고형제와 액제류에서 1일 허용 총량 5mg/kg 이하로, WHO 정하고 있는 권고량과 같고요. 또 의약품 중 보존제는 그 명칭과 함량을 용기나 포장에 기재하여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부분 역시 없다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 결국 일반 국민들만 헷갈리는 상황인데요.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떤가요?

기자  식약처와 비슷한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벤조산나트륨은 위에서 쉽게 분해되고, 비타민 C는 산성 환경인 위에서 화학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 비타민이라는 거죠. 그러니 설령 둘이 결합해 벤젠이 생성되더라도. 극소량에 그친다는 겁니다. 벤젠의 생성량이 워낙 적어 소비자가 암 발생을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죠

아나운서 > 앞서 나온 이슈가 바로 감기약과 비타민 C를 함께 먹으면 발암 물질로 변할 수 있다는 거였는데요. 그래서 30분 정도 시간차를 두는 것이 좋다고 했어요. 그럼 영양제 복용 시간은 어떤가요? 식후에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먹는 게 나은가요 아니면 바로 먹어도 괜찮은가요?

기자  보통 식후 30분에 먹어야 한다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영양제도 건강 기능 식품이니까요. 식사 직후, 물과 한꺼번에 복용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위장 장애를 줄이고, 또 흡수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그 때도 정해진 용량만 지키는 것이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아나운서 > 혹시 약과 음식에도 궁합이 있나요?

기자  약과 음식에도 궁합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의약품을 복용할 때는 음식도 가려서 먹어야 한다는 건데요. 무심코 먹은 음식이 의약품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나운서 > 그럼 질환별로 복용하는 의약품과 피해야 하는 음식을 평소에 알아두는 게 좋겠어요. 또 오랜 시간 같은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 질환 환자는 함께 삼가야 할 음식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겠고요.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기자  일단 약은 다른 음료보다는 되도록 물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알레르기에 처방 받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때는, 과일 주스를 피해야 하는데요. 자몽 주스와 오렌지 주스, 사과 주스와 같은 과일 주스는 위 산도에 영향을 줘 약 성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아나운서 > 알레르기 약을 먹을 때는 과일 주스는 같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요. 그 외에 과일 주스와 피해야 하는 약이 또 있나요?

기자  네. 위산에 의한 복통을 완화시키는 데 먹는 제산제 역시 오렌지 주스를 피해야 합니다. 제산제에는 알루미늄이 들어 있는데, 오렌지 주스와 함께 먹으면, 몸 안에 알루미늄이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죠. 

아나운서 > 그럼 과일 주스가 아닌 다른 음료를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나요?

기자  네.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기관지 확장제와 커피 콜라 등 카페인 음료를 함께 섭취해서는 안 됩니다. 카페인이 중추 신경계를 자극해, 흥분이나 불안, 심박수 증가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음료 뿐 아니라 카페인이 들어간 초콜릿, 홍차 등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나운서 > 주의해야겠네요. 그리고 피해야 하는 음료가 아닌, 반대로 함께 먹으면 좋은 음료도 있을까요?

기자 ▶ 있습니다. 통증, 열,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은데요. 아스피린, 아세클로페낙, 세레브렉스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들은 위를 자극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할 땐 우유나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아나운서 > 하지만, 우유는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약 먹을 때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우유와 절대 함께 복용해선 안 되는 약도 있는데요. 변비에 처방받는 비사코딜 완화제를 먹을 때는 우유를 마시면 안 됩니다. 약알칼리성인 우유가 위산을 중화해, 약의 보호막을 손상시키기 때문이죠. 결국 약물이 대장으로 가기 전에 위장에서 녹게 만들어버리고요. 그렇게 되면 약효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위를 자극해 복통이나 위경련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아나운서 > 네. 음식에 궁합이 있다는 말은 흔히 들을 수 있지만, 음식과 약에도 궁합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상시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은 평소 음식을 먹을 때도, 약과 궁합이 맞는지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이슈체크,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장윤형 기자, 감사합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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